"큰언니는 이미 오래전에 아줌마가 되었다~!"
talking.
이제는 먹기싫은 30세를 먹고야 만..
30대초반의 우리 큰언니.
나한테 마트 좀 다녀오라는 심부름을 시키면서 내역하나하나가 왜 그렇게
꼼꼼한지 모르겠다. 채소과일은 뭐가 싱싱한지 또 어디서 언제 사면 싸게 살 수
있는지 참 너무 꼼꼼하게 따진다.
재학기간동안에 만숀에서 등하교 할 때도 내가 둔했는지 발견은 못했던 것
같다. 뭐 몇번 형부에게 돈 몇푼 어디에 쓰셨느냐고 날카롭게 따지는 모습은
옆에서 봤다. (여러번 말씀 드렸다시피 우리큰언니는 은행원이랍니다...
돈의 흐름과 경제에 대해서는 아주 기가막히게 냄새를 잘 맡는답니다.)
그런데 이제 막 신혼인 작은언니(사오리언니)가 나한테 귀뜸을 해주는데
"얘! 이제 알았니?
언니말이야... 이미 너 태어나고 키울 때부터 이미 아줌마 다 되었어.
주방에서 엄마의 일을 도와드리면서 또 엄마의 심부름으로 장 보러 다닐 때
부터 엄마가 어떤 식품은 어떤것이 싱싱하다 어느지역산이 좋다니
또 어떨 때 어디서 사면 싸게 살 수 있는지 다 배웠어."
"그런가?"
...(중략)...
나중에서야 들은 이야기이고 나도 그때 여러번 본 것 같았던 것이
우리큰언니의 별명이 "엄마! 제가 할께요..^^" 였다고 한다.
(훗날 '개그콘서트'에서 김지민이 했던 '제가 할께요..'와는 또 다르다.)
엄마가 나 카오리를 낳았던 연세가 41세였는데 큰언니는 엄마가 나이도
있으신데 나를 낳고 힘겨워하시는 듯 해서 장녀로서 엄마의 일을 돕겠다고
나섰던 것인데 그것이 좀 지나쳐서 "엄마! 제가 할께요...^^" 하고 거의
가로채듯이 엄마가 해도 될 일까지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한다.
우리언니 감자를 깎다가 손가락도 두세번정도 손도 베어보고
또 사발이랑 접시도 두세번정도 깨뜨린 적도 있고 뜨거운 냄비에 손도
데어서 물집도 나본 적도 있었고 커피 탈 때 커피와 설탕의 비율을 잘못
맞춰서 탄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나한테도 직접 해준 말인데
자신도 세월이 흘러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야하기에 미리 연습을 한거
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은 집에서 장녀로서의 일이었고
학교에서는 그만큼 학업에도 충실한 여학생이었다고 한다.
뭐 우리언니가 긴머리 휘날리며 화장품냄새를 풍기고 다녀서 누가 볼 때는
집에서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키운 귀공녀인줄 알겠지만 우리 큰언니는
엄마가 말릴 정도로 그렇게 엄마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