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 언니가 나 무시했어잉.ㅠ.ㅠ"
내 3살아래 동생
토모카가 올해 내가 다니는 올해 소학교에 입학했다.
이제는 온실같았던 유치원이 아닌 학교인지라 혼도 나고 매도 맞고
기합도 받기 시작하는 1학년인데 토모카는 아직도 유치원테를
못 벗어난 것 같다.
나는 올해 4학년이다. 산수문제가 두자리수곱하기 두자리수이고
가분수와 대분수를 배우고 있다.
내 또래 어떤 애들은 사교육으로 구구단 11단에서 19단까지 외워서
이미 6학년단계까지 간 아이들도 있다. (아휴~! 약올라~!!)
아니 학생들간에 위화감이 없으라고 비슷한 디자인의 옷과 리본과
머리핀,머리묶는 구슬끈까지 다 똑같이 한다고 하는데 왜 사교육의
빈부격차는 그렇게 못하나?
(에휴~!^^ 4학년짜리가 별걸 다 알지요?
사실 아는 6학년선배언니의 말을 따라한 것임.)
나는 그날도 그런 마음으로 학교에서 돌아왔고 먼저 책과 공책을 펴서
숙제부터 하고 있습니다. 담임샘께서 항상 가르치시는 말씀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지말자~!
지금 할일을 다음으로 미루지말자~!'
하는 마음다. 그래서 먼저 산수숙제부터 하고 있다.
저는 제작년에 여섯차례 손바닥을 맞고 통과한 구구단을 되새기며
또 손가락을 꼽았다가 폈다가를 반복하며 두자리수 곱하기 두자리수
문제들을 풀고 있는데...
등뒤에서 매일 듣는 "언니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뒤로 돌리고 나를 부른 토모카를 돌아 바라보았다.
"오늘은 또 뭐 보여주려고 그래?"
토모카는 또 치마를 입은 채로 또 특기인 물구나무 자세로
다리를 폈다가 오무렸다 하면서 '거꾸로 디스코'를 보여주었다. 작년에는
팬티만 입은채로 맨다리를 그렇게 오무렸다 폈는데 요즘은 타이즈를
입었다.(작은차이지만 차이이다.)
그러더니
"나는 나는 거꾸로외계인 거꾸로외계인~!"
하는 것이다. 가시내가 무슨 나중에 서커스라도 하려나?^^
그런데 나는 지금 빨리 산수숙제부터 초지일관으로 추진해야 한다.
고로 토모카의 재롱을 봐줄 시간이 없다. 뭐 매일같이 보는 토모카의
재롱 이제는 좀 식상하다.
나는 다시 책상에 앉아서 산수숙제를 하는데에 집중했다.
토모카는 계속 이 언니가 봐주는 줄 알고 그렇게 물구나무자세로
거꾸로 디스코를 춰보이다가 이제 이 언니가 안봐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더니 동작을 해체하더니 갑자기
"으~~~아앙~~~~!! ㅠ.ㅠ"
하고 큰소리로 울더니 또 옆방으로 가서 엄마를 불러온다.
그리고 옆방으로 간 토모카(7살)는 여기까지 다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엄마~~~아~~!! ㅠ.ㅠ 언니가 나 무시해잉~~!! ㅠ.ㅠ"
하고 일러바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엄마가 내방으로
도다리눈을 뜨시면서 등장. 그리고 토모카는 엄마의 치마뒤에서
"(엄마~! 언니 좀 때찌해주라~!)" 하는 몸짓으로 그러고 있었다.
"토모에.......,"
"엄마아~! 나 숙제하는데 자꾸 신경쓰이게 하잖아!"
엄마는 잠깐 그렇게 도다리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시더니만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웃으시더니 시선을 치마뒤를 잡고 있는 토모카를
보시더니 갑자기 토모카의 작은몸을 잡으시더니
"토모카~!이놈의 가시내야~!
너 언니 숙제 하는데 왜 자꾸 성가시게 하니? 앙? 앙? 앙?"
하면서 저방으로 몸을 안고 가시고 뒤로 고개를 돌리면서 나를 보며
윙크와 함께 미소를 보여주셨다.
참 기막힌 반전이다.(4학년짜리가 벌써 반전을 아느냐고?^^)
그리고 옆방에서는 "아앙! 아앙! ㅠ.ㅠ"하는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다음에 엄마가 하는말이
"얘가 때리지는 않고 살짝 손만 댔는데 먼저 울기부터 하네?^^"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