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언니랑 형부랑 맺어진 경위는 이렇다.
작은언니의 성화와 큰언니의 온화로 인하여 나는 영수학원에 다니게
되었고 국어샘인 우리형부를 짝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형부에 대한 짝사랑이 하루하루 싹 띄워갈 무렵에
큰언니(대역 김성령누나)가 수강료를 내주러 또 내가 학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파악하려고 방문했다.
그런데 알다시피 우리 삼자매와 오빠는 전생에 무슨 봉토를 옥쇄의 각오로
사수한 사무라이였는지 몰라도 다들 한핸섬 한미모를 한다.
그런 미모의 우리 큰언니가 등장했으니 영수학원은 우리큰언니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역시나 만만치않는 핸섬한 국어샘은 마치 전생에 이루지못한 사랑을
다시 만난듯한 그런 느낌이 든 것이었다.
우리큰언니와 국어샘이 서로 눈이 정면으로 마주치고 표정이 굳어지는
장면에서
'청춘극장'의 오프닝사운드와 함께 거기에 나오는 주요장면이 스쳐가고 있다.
"(어디인지는 모르게 ...낯설지가 않아...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설지가 않아.
어느시대에 너무나도 뜨거운 사랑을 또 슬픈사랑을 나눴던 그런 남자같애.
저기...우리 어디에서 본 적이 있지 않나요?)"
"(응? 이건 무슨 느낌이지? ...왜 이 아가씨앞에서는 마치 최면에 걸린듯한
느낌이 든단 말이야. 그동안 여러 아가씨들을 접해봤지만 어디에서인가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낯설지않는 페이스야. )"
큰언니와 국어샘은 잠깐 연상되는 환상을 깨고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이케무라 카오리학생의 큰언니 되는 이케무라 나오리라고 합니다.
이번달 수강료를 제가 지불하려고요."
"아! 네!^^ 네!^^ 어디보자~! 이케무라 카오리 칸이 어디있더라...?"
역시 우리언니는 처음 만나는 남자들도 다 망설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근무하는 은행에서 언니의 마도구찌(창구)에만 남자고객들이 줄줄이 서 있는 것이
괜히 그런것이 아니다.
그러다가 국어샘인 우리 큰형부랑 우리 큰언니랑 그렇게 만나가지고
결국 결혼을 한다고 지금 우리집에 와서 혼담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큰언니가 영수학원에 수강료를 내주러 왔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그렇게
국어샘과 눈이 맞아서 연인관계가 되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더 놀라운 사실이 하나 밝혀졌다.
바로 우리 작은언니도 우리 큰형부를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먼저 말씀했다시피 나를 성화를 내면서 영수학원에 수강등록을 시킨 것은
바로 우리 작은언니이다. 그리고 작은언니(대역 이일화누나)가 수강료를 지불하러
갔다가 국어샘(큰형부)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오! 카마사마~~~~! 이것이 무슨 해괴망칙한 운명의 장난이랍니까?
...(별도로)...
이것은 아무래도 그때 결국 엇갈린 사랑으로 끝나버린 두사람(영민과 유경)의
사랑을 하늘이 감복하여 하늘도 감복하여 일본땅에서 다시 환생하게 해주신 듯 하다.
(뭐이 그래요?? 작가가 '청춘극장'을 보고나서 지워지지 않는 감동으로 지맘대로
마치 환생한 것처럼 맞춰놓은 거지.^^)
아뭏튼... 이렇게 두사람(영민과 유경)은 이렇게 다시 다음세상에서 이렇게
다른곳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작가는 실토하나 하도록 하겠다. 사실 세자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영수학원 국어샘 노무라 긴스케의 대역은 故변영훈이다. 작가가 93년도에
이 작품을 보았을 때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하지만 당시 18세였던 작가는
그 드라마의 캐릭터에만 집중하고 감복했는지라 사실 뭐 고인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겠지만 특별히 대역으로 해보았다.(故변영훈형! 하늘에서 보시며
혹시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