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씨바! 상대방이 좋아하지도 않는
손편지 꽤나 썼다. 도둑근성,거지근성으로 가득한 그들에게
무슨 환상이 있어서 그렇게 진지한 글을 많이 써줬을까?
내가 손편지 많이 써줘봐서 대강 그 유형을 아는데
일부는 난독증이 있거나 무식,무지한 경우가 상당수이며
일부는 남에게 자랑하기위한(또는 체면을 높이기위한) 것이 목적인 것
마냥 하더라.
그때 02년도부터 이제 대상에서 도려내야할 사람들은 도려내기
시작했다.
...(별도)...
평소 미소도 아름답고 마음씨도 좋고 다정다감하고 약간 터프한
호감있는 누나에게 손편지를 써주었을 때 그 누나는 혼자 조용한
벤치에 앉아 한자한자 읽으면서 내용을 음미하며 편지를 읽을...것 같지?^^
받자마자 5분,10분도 못되어서 교실안에서 봉투부터 쫙~~! 뜯어가지고
반아이들과 큰소리로 내용을 읽으면서 중간중간에 낄낄대며 웃고있지.
그리고 뭐 솔직히 여학생들이 편지글귀를 제대로 알기나 하는줄 알아?
걔네들 솔직히 머리 빈 요정들이야.
언제였더라?? 소싯적에 세계명작은 어느정도 읽었다고 '스테파네트아가씨'
를 썼더니 다음날 하는말이 "알퐁스 도데가 '별'을 쓴 사람이니?나 니 덕분에
알았다." 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날은 돼지에게 진주목걸이를 준 격이기도 했다.
...(별도)...
그때 나는 손편지의 일을 하기에는 기후가 좋지를 못하였다.
어쩌면 당시에 나같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청년초기에 정신병에 걸려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학교진학실에 계시던 우리 고3담임샘의 "원서 쓰러 안오느냐?"라는 성화에
그렇게 간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당시에 대학생활이 온전했겠나?
그리고 투병하느라고 공부도 안했는데 대학은 무슨 대학?
인근지역에서 제일 지식수준이 낮은 우리집에서 버스로 10분걸리는 동네의
전문대였다.
...(별도)...
어색한 것에는 이유가 없다. 어젯밤꿈에 나는 예전에 내 국민학교동창을
만나서 겉으로 반가운 인사를 하면서도 속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진심어리지
않고 왠지 어색해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애도 나를 보면서 그런
마음이겠지.
그리고 나에게도 역시 그런마음이 있는듯 하다.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만
사랑하고 있고 또 내가 사랑하고 싶은 것만 사랑하고 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