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랙은 점점 커가면서 조디의 가정에서 말썽꾸러기가 되가고 있었습니다!"
지금 사오리(고3)는 어떤 영문으로 된 동화책을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디의 가족들이 먹을 식사를 차려놓은 식탁보를 건드려서 다 엎퍼놓거나
애써 지은 밭의 농작물을 먹어치우기도 하였습니다."
사오리는 지금 옆쪽에 카오리(소3)가 들으라고 일부러 큰소리로 읽으면서 눈동자를
카오리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결국 조디의 부모님은 플랙를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조디는 자신이 오랫동안
키워서 정이 든 플랙을 죽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상습적인 말썽을 부린
플랙에게 지칠대로 지친 조디의 엄마는 엽총으로 플랙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핑~요!!!"
옆에서 작은언니가 얼마나 잘하는지 입술을 삐쭉이며 듣고있던 카오리는
제일 마지막에 조디의 엄마가 플랙에게 방아쇠를 당겼다는 대목을 듣자
"(저거 혹시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 아니야?)" 하고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다.
뭐 플랙은 사슴이고 카오리는 인간이지만 설마 뭐 요즘같은 시대에 언니가 여동생이
말 안듣는다고 총으로 빵! 쏴는 일은 없겠지만..
작은언니에게 항상 '말썽꾸러기'라고 불리는
카오리가 듣기에 "너도 까불면 이렇게 될 수 있어!" 라는 경고 오알 협박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