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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고 들리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黃遵守 2024. 8. 7. 00:32

 

talking.

 

사오리는 현재 신문사 외신 편집부에 근무하고 있다.

 

사오리는 에이고를 비롯해서 후란스고, 이타리아고, 도이츠고를

잘한다. 대학시절에 이타리아에 한번 후란스에 한번 아메리카에 한번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항상 보면 헤드셋을 쓰고 또는 어학테이프를 틀어놓고 또는

혼자 있을 때 "애니 바디 스틸 얼라이브?" 하며 영어,불어,이어,독어를

읊곤 한다.

 

나도 사오리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나도 공부를 잘하는지라 대강 무슨말을

하는지 알고 있고 간혹 나랑 있을 때 아무 오베이고(구미어) 를 주고 받는

놀이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어느날 밤중에 자고있는데 

갑자기 사오리가 "꺄악~~~!!" 하면서 두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는 것이었다. 나도 그때문에 깼다.

 

"사오리~! 너 왜그러니?"

 

나는 잠깐 불을 켰고 우리방에 있는 주전자에서 물을 한잔 따라서 사오리에게

"자! 마셔..." 하고 준 뒤에

 

"사오리! 무슨 무서운 꿈이라도 꾼거야?"

 

사오리는 내가 주는 찬물을 한잔 들이킨 뒤에

 

"데모크라틱 캄푸치아... 크메르 루주... 킬링 필드... 줴너사이드..." 라고 하더니

 

나를 쳐다보면서

 

"언니! 나 차라리 그 단어.숙어들을 몰랐을 때가 좋았어!

내가 민주캄푸치아의 킬링필드로 끌려가서 강제노동을 당하다가 반동행위가

누군가로부터 고해져서 내가 잔인한 처형을 당하게 되는 꿈을 꿨어."

 

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외신을 다루는 편집부직원다운 일화였다.

 

사실 사오리의 마음은 나도 안다. 나도 사오리만큼까지는 공부를 못하지만

영어를 좀 안다. 

 

나도 어느날 자다가 미국판배경의 미국의 화재의 위험을 다룬 공익광고의

내용을 패러디한 무시무시한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사오리는 컵에 물을 한잔 더 따라서 마시더니 나를 보면서 하는말이

 

"언니! 차라리 이럴 때는 아직 많은 것을 모르고 편하게 살아가는 카오리가

부러운 거 있지. 언니! 나 뭔가가 들리고 보이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지 알아?"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