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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마음씨만 좋아가지고....

黃遵守 2023. 1. 11. 20:42

나도 여기저기에서 들은 것은 있었어.

미술부안에서 선배가 후배들에게 군기 잡는다는 이야기 말이야.

 

그 임시교사로 왔던 미술학원원장도 예외는 아니었던 거지.

내가 데생을 형편없이 못한다는 것을 알고 (민낯을 파악하고)

 

"(네가 마음씨만 좋아가지고 이 험한 미술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니?)" 라는 생각을 했던 거지.

 

나는 그당시에 순진해가지고 인간미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더 넓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어.

 

글쎄...? 그때 내가 보낸 편지에 답장이 안올 때마다 그저 서운하다는

생각만 들었냐고? 처음 몇년은 그랬어.

 

그러다가 점점 수신자들의 반응을 느꼈지.

확실히 내가 파문을 일으키기는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는 거 말이야.

답장 못해주는 동안에 부담이 느껴지고 또 나를 어려워한다는 거 말이야.

 

읽어봤는지 안 읽어봤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어.

 

그거 척하는 것일 수도 있어. 김래성작 <청춘극장>에 보면 나오잖아

스즈끼로 더 통하는 강길원이라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