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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나오리는 눈물을 흘리다~!

黃遵守 2023. 3. 26. 13:15

IMF가 터졌다~! 그리고 이제 대기업들부터 시작해서 여기저기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36세이지만 아직도 은행안의

여신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던 나오리에게도 그 파도가 밀려왔다.

 

긴머리 휘날리며 은행안의 여신의 면목을 누리던 나오리도 이제

그것과는 상관없이 오늘 아니면 내일이라는 시한부와도 다름없는

자리에 놓이게 되었다. 벌써 동료들중에 몇명이 감원대상이 되어서

해고(쿠비니 나루)되어 나가고 있었다.

 

나오리는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출근하기 전에 쥬리에(아기 1才)를

아가방에 데려다주고 있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아기인 쥬리에(96년생 딸)를 내려다보고 두손으로 쥬리에의 두볼을

만져주고 다정히 미소 지어주면서

 

"쥬리에~!^^ 엄마는 절대 아니야~! 이 엄마는 강하단다~!

 우리 쥬리에도 화이~또!^^"

 

해주고 나와서 은행으로 출근하였다.

 

그리고 먼발치로 보이는 불상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을 반복하고 있었다.

 

은행앞에는 벌써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고 몇사람은 다른 동료들에게

 

"이거 언제쯤 출금할 수 있습니까?"

"지금 현금이 부족합니다! 우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예요~!"

 

나오리가 은행정문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그중 몇명은 나오리가 그 은행의

직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오리를 보고 나오리에게 몰려들었다.

 

"저 아시지요? 이거 어떻게 해야합니까? 일단 출금부터 해야합니다!"

"저기 좀 도와주시라니깐요!" "죳또!죳또! 맛~~떼~~!!(저기 잠깐만요!!)"

 

나오리는 "저기... 일단 저 좀 들어갈께요.. " 하면서 정문을 급히 들어가서

탈의실에서 은행원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그리고 "아~! 모도카시이~~~~! >.<" 하였다.

 

모도카시이... 그것은 "답답하다~!"라는 표현이다. 그때 비단 나오리뿐만이

아니라 나오리의 동료들은 물론이고 전일본의 직장인들 모두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이었다.

 

그리고 은행원복을 입고 창구쪽으로 가는데

 

은행안은 여기저기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직원들과 여러 고객들간의 답답한 통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점장님은 "모시와께 아리마셍~~~!(면목이 없습니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나오리는 지금 자신이 아무것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날도 또 서너명이 해고되어 나갔다.

 

"(나는 아니겠지? 나는 아니겠지? 나는 아니겠지? 그렇지? 그렇지?)"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은 작년에 태어난 아가인 쥬리에의 얼굴이었다.

 

"(쥬리에~! 엄마는 절대로 쉽게 쓰러지지 않아~! 잘 보라구~!)"

 

내일이 온다는 것이 정말 두려운 시기가 이 시기였다.

 

하지만, 마음만 강하게 먹는다고 바램이 마음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지점장님이 부르십니다. 들어가보세요~!" 하고 들어가보았다.

그리고 지점장실에 들어가봤더니 지점장님은 나오리를 한참 쳐다보더니만

한참 나오리를 쳐다보시더니

 

"그래도 오랫동안 성실히 일해준 것은 나도 아는데.......

미안하게 되었네.... 이래만 하는 나도 가슴이 아파요...."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울면서 은행정문을 나오는 나오리.

 

늦가을의 찬바람은 그날만큼 매섭게 느껴질 때가 없었다.

 

거리에는 나오리보다 일찍 실직자가 된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오리와 비슷한

표정을 하고 힘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가방에 가서 쥬리에를 애기띠에 메고 데리고 나오는데

 

"(쥬리에~! 이제 어떻게 해야하니? 엄마는 아닐줄 알았어. 아닐줄 알았어~!)"

 

하고 멈춰지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집까지 걸어왔다.

쥬리에는 물론 아무런 이유도 모르고 맑은눈으로 엄마를 올려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