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상고에 입학했다.
학교선생님들 부모들 그리고 나의 지인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못따이나이~!(아깝다~!)"라고....
나의 성적이면은 우수한 인문계를 가서 폭넓은 공부를 하면 대학교에
입학하여 캠퍼스를 누빌 수 있을텐데 왜 굳이 여상고에 갔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나 나오리는 말한다.
하고싶은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고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해야만 하는 것을 생각했었다고....
나는 그렇게 해서 여상고에 입학한 것이었다.
이런 나의 지망을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바로 나의 두살적은 동생
사오리이다.
발렌타인데이....
나는 몇몇 아는 남학생들에게 기리초코(의리상 예의상 주는 초코)를주었다.
그리고 이제 화이트데이를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최소한 5살안팎의 남학생들의 마음은 그런대로 이해가 가는데
우리 카오리(5살)보다는 조금 나이가 많은 그런 꼬마에서 소년으로 가는
그런 남자애들의 나를 향한 마음은 어떻게 받아줘야 할까?
'검은고양이 네로'라는 동요가 있지않던가?
아직은 오빠들과 누나들의 귀엽다고 쓰다듬어주고 다정히 웃음지어주는
것에 행복할 나이의 꼬마들 말이다.
그런데 이 다정다감한 이 누나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한명 있다.
그리고 아는누나인 나에게 정성스럽게 묶어온 사탕묶음을 내밀며 마음을
표했다. 나는 겉으로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고마워~!^^ 잘 먹을께~~~!^^"
하고 있지만 지금 마음속으로는 혹시
"(나오리누나! 나중에 저랑 결혼해주세요~!)"
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내가 너에게 큰누나나 이모,고모가 될 수는 있어도 배우자가
될 수는 없는거야~!)"
라고 가르쳐주고 싶지만 그 한마디에 상처 받을까봐
마음으로만 삼키고 있다.
아~! 이럴 때 나랑 가장 가까운 소울메이트가 되줄 수 있는 사람은
역시나 우리 사오리뿐이다.
나랑 사오리(중2)는 같은 방을 쓰는데 그 꼬마에게서 받은 그 사탕묶음을 둘이서
말없이 쳐다보다가 둘이서 번갈아 서로의 눈을 쳐다보면서 뭔가 한마디 할듯말듯
하고 있다.
그리고 사오리는 갑자기 자신의 가방을 열더니 뭔가를 꺼내서 보여준다.
사탕묶음이었다.
"언니! 사실은 말이야..."
"응? 너도니?"
사오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끄덕 하였다.
누가 그 언니에 그 동생 아니랄까봐 그 동생에 그 언니 아니랄까봐
사오리도 나랑 평행이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서로가 꿈나무 남자애한테서 받은 사탕묶음을 쳐다보면서 다시
침묵의 간격을 두고나서 드디어 내가 한마디를 꺼냈다.
"헤르만 헤세의 <이해의 선물>알지?"
"언니!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어."
"상처주지않으면서 이해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은 없을까?"
"사~아!(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