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리의 대역... 20대 이연경, 소녀 박은빈
나 나오리의 대역... 30대 김성령.
카오리는 또 몇년만에 나에게 그 질문을 하였다.
"내가 형부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마음만큼 슈세이로가 형수인 나를
짝사랑하는 마음이 뜨겁게 불탔다는 것..."
카오리와 나는 오랫만에 단둘이서 바닥에 나란히 누웠다.
카오리는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슈세이로(내 제부가 될뻔한...)가
남겨주고 간 아기를 배서 거동을 조심해야 한다.
카오리(23세)는 누운자세로 갑자기 두팔을 쫙 벌리고
"큰언니의 은행은 너무너무 시원해~!^^
와~! 작은언니는 이타리아에 배낭여행 간단다~! " 라고 하였다.
나(나 34세)는 역시 누운자세로 고개돌려 카오리를 바라보았다.
카오리도 누운자세로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보면서
"아휴~!^^ 이제는 너무너무 어색하다~! 몸도 많이 커졌고 목소리도 달라졌다~!"
카오리와 나는 잠깐동안 침묵하는 간격을 두었다.
카오리는 누운자세로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보더니
"언니!"
"응?"
"사랑이란 것이 대체 무엇일까?"
"응?"
"나는 어떤남자를 그렇게 애타게 짝사랑했는데 반대로 어떤남자도 나를
그만큼 애타게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거 말이야..."
"카오리! 너 니가 10살 때도 또 13살 때도 그 질문을 했었어."
그랬다! 카오리가 소학교4학년이었을 때 그리고 나는 21세로 은행원이
막 되었을 때 같이 퇴근과 하교를 하는 길에
小4의 소녀 카오리는 나에게 물어보았다.
"언니!"
"응?"
"사랑이란 것이 대체 뭐야?"
나는 평소에 천진난만 하던 카오리가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니까
"(요즘은 10살만 되어도 사랑이란 것을 안다더니 카오리도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카오리가 주니어란제리를 사러 가는데 같이 동행해주곤 했다.
"어떤 남학생이 말이야... 작년과 제작년에는 그런느낌이 아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그애앞에만 서면 이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어. 마치 그애앞에서 큰죄라도 진 것처럼 말이야..."
"우와~!^^ 우리 천진난만 하던 에이미께서 이제 그때가 온거로구나~!"
"그때? 그러면 언니는 뭔지 안다는 말이야?"
"모찌론!(물론!) 나도 사오리도 니가 태어나고 돌봐주던 시기에 평소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던 남자들에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느꼈다니까..."
*참고로 카오리는 내가 소학교5학년 때 사오리는 소학교3학년 때(1972년도)
태어났다.